2012년 4월 14일 토요일

[아하루전] R014 1. 카미야와의 만남 (14)


사랑일까?
자신에게 하룻밤 만에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다?
카미야는 스스로를 속이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도…….
행복했다.
비록 그것이 거짓된 행복일망정 지금 이 순간만큼은 진실이다.
이 행복을 거부하고 싶지 않다. 놓치고 싶지 않다.
이대로 이 행복을 지키고 싶다.
아하루님?”
?”
아하루가 카미야를 바라보았다.
?”
집에 가신다고 하셨죠? 그러면 다음엔 언제쯤 들를 거예요?”
흐음…… 글쎄?”
아하루가 잠시 속으로 계산을 하더니 대답했다.
지금이 8월이지? 두 달간 방학이니깐 10월쯤?”
그렇게나 늦게?”
. 어쩔 수 없어. 루운야까지 가야하거든?”
루운야라면?”
아마 이름도 제대로 들어보지 못했을 걸? 차렌 지방에서도 벽지에 속하는 곳이니깐
그래요?”
, 차렌의 중심도시 아카발에서부터 또 일주일은 잡아야 하니깐
그렇게 멀어요?”
카미야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
거리상은 그저 말 타고 3일거리 밖에 안 되는데 산이 험하고 산적들도 자주 출몰하기 때문에 보통은 모여서 가거든?”
안가면 안돼요?”
안 될 거야. 집에 형님들과 아버님을 봐야하니깐. 만일 안내려 가면 집에서 쳐들어올걸?”
설마.”
정말로, 어머님이 주동해서 식구들 몽땅 수도로 몰려올지도 몰라. 이래봬도 우리 집안에선 귀염둥이로 통한다고.”
아하루의 말에 카미야가 킥하고 웃었다. 카미야가 다소곳하게 그의 품에 안겼다. 그리고 떼를 부리듯 말했다.
흠 그럼 좀 더 늦게 가면 안돼요?”
안 돼, 벌써 마법진 시간표를 받아 두었는걸
언젠데요?”
내일, 아니 오늘이지? 이따가 오후 245. 수속 밟고 준비하려면 한 시간쯤 미리 가야겠지?”
알았어요. 그럼 그때까진 저랑 같이 있어요.”
그게……
아하루가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실은 아침에 선배들과 다시 만나기로 했거든
그럼 어쩔 수 없군요. 흐음. 기숙사까지 따라 갈까나?”
카미야의 투정어린 말에 아하루가 고소를 지었다.
글쎄? 외부인 출입금지라 들키면 난리날걸?”
, 그깟 기숙사하나 몰래 못 들어갈까 봐요?”
그러지 말구 집에 같이 갈까? , 안 되는 구나 카미야는 이곳을 봐야지……
…….”
뜻밖의 제안에 카미야는 잠시 주저했다.
그런데 제가 같이 가도 되요?”
카미야가 걱정스러운 듯 물었다.
아하루는 그런 카미야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싱긋 웃었다.
괜찮아. 정 뭐하면 친구라고 소개하지 뭐
친구요?”
그럼 애인이라고 소개할까? 부모님이 뒤로 넘어지는 것을 보게
후후, 저도 그 광경을 보고 싶군요.”
카미야가 다시 아하루의 품에 안겼다.
아하루……. 가고 싶어요. 아하루의 가족들도 보고 싶고. 정말 가도 되겠어요?”
당연하지.”
아하루가 카미야의 등을 토닥였다.
그런데 길이 좀 험할 거야.”
카미야가 살짝 아하루를 올려다보았다. 그의 얼굴이 진심으로 걱정하는 얼굴인 것을 보곤 빙긋이 미소를 지었다.
그건 걱정 마세요. 이래봬도 스스로를 지킬 정도는 된답니다?”
좋아! 그럼 함께 가는 거야?”
아하루의 말에 카미야는 그의 입에 살짝 입맞춤을 했다.
아참, 몇 시에 선배들을 만나기로 했죠?”
. 아마 10시였지?”
그렇게나 일찍? 지금이 새벽 5시니깐 지금이라도 푹 자둬요. 전 그동안 갈 준비 하고 올게요.”
카미야가 아하루의 품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만 자요. 이따가 9시 반쯤 깨울게요.”
? 같이 안자?”
같이 떠나려면 이것저것 준비할게 많아서요.”
그렇지만 나 혼자 자려니 쓸쓸한데?”
그럼 여자라도 하나 넣어드려요?”
?”
카미야가 슬쩍 아하루의 시선을 피했다.
다른 여자를 안는 것을 이미 허락했으니까…….”
그게 아니라 이곳에 여자도 있었어?”
아까 종업원이 한말 못 들었어요? 얼마 안 돼지만 있긴 있어요.”
그랬구나. 아함.”
아하루가 크게 하품을 하더니 침대에 털썩 누워 양 팔을 벌렸다. 배가 부르니 졸음이 쏟아져 온 탓이었다.
사양할게. 지금은 피곤해
알겠어요. 그럼 이따가 마법진 앞에서 봐요?”
……
정말로 피곤했던지 아하루는 베개를 베자마자 그대로 골아 떨어졌다.
카미야는 그런 아하루의 얼굴을 잠시 바라보더니 입에 입맞춤을 하곤 아하루에게 이불을 덮어주었다.
그리곤 바닥에 떨어진 아하루의 옷을 집어서 한쪽에 잘 개서 놓곤 그제야 자신의 옷을 입었다. 그리고 아하루가 깨지 않도록 문을 살며시 여닫으며 밖으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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